목회자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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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날에 경험한 이야기 

                                                                         이수관 목사 (휴스톤 서울교회)

  성탄절 일주일 전 즈음에 코스코 매장을 들렀는데 각종 과자류를 넣어서 포장해 놓은 선물 바구니가 눈에 띄었습니다. 작은 것은 15불 정도로 가격에 부담이 없고, 모습도 좋아서 동네의 이웃 주민들에게 선물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몇 개 사들고 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예배 끝나고 늦어서 시간을 놓쳤고, 성탄절 당일 오전에 캐나다 집회를 다녀와서 몸이 안 좋은 아내는 그냥 두고, 딸아이와 함께 앞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청년이 나오길래“너 처음 보는데, 이 집 아들이니?”하고 물었더니 아이는 심한 영국 발음으로“응,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방학이라서 왔어.” 라고 했고,“아빠!”하고 부르자 온 가족이 나왔습니다. 이 가족은 최근에 잠깐 길에서 마주쳐 얘기를 나누어 본 적이 있는데 영국에서 미국으로 파견 나와 있는 가족입니다.“그냥 성탄 인사하러 왔어요. 메리 크리스마스!”하며 선물을 전했더니 기쁘게 받으며“고맙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하며 화답해 주었습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선물을 들고 이번에는 오른쪽 집으로 갔는데 마찬가지로 온 가족이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이 집 역시 유럽 어느 나라에서 파견 나와 있다고 했는데, 아빠 뒤에는 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수줍은 듯 숨어있었고, 엄마는 파자마 바람이라며 먼 발치에서 손만 흔들었습니다. 선물을 건네자, 아이가 뒤에서 아빠에게 하는 말“이웃집에서 선물을 주는 얘기는 책에서만 읽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왼쪽 집을 방문하여, 총 세집을 들러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며칠 후에 제가 집에 들어오는데, 앞집 사람이 차를 타고 출발하는 길에 저를 보더니 차안에서 반갑게 막 손을 흔들더군요. 저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겨우 15불짜리 선물이 이렇게 이웃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드는구나 하고 느끼는 하루였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안 되어, 저희 집 현관 앞에는 앞집의 주소가 쓰여 있는 작은 선물 박스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 얘기를 가정교회 사역원 홈피의 이사 나눔방에 올렸는데 의외로 목사님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왜 그 쉬운 것을 해 볼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나도 꼭 해 보아야겠다’등등. 그래서 우리 성도님들과도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즈음은 이상하게도 바로 앞집 옆집과도 인사조차 안 하고 담을 쌓고 지냅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을 때 찾아가서 인사하면 훨씬 따뜻한 동네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사를 새로 들어오는 집을 볼 때 작은 쿠키 를 전해 주며 환영을 표현할 수도 있고, 크리스마스 날 작은 선물을 건네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할 수도 있고, 목장 모임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가 간 다음날에는 집 앞에 차들이 많아서 미안했다고 한마디 하며 작은 선물을 전할 때,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향기도 함께 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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