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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     

         ((최영기 목사님 칼럼인데,  길어서 짧게 요약했습니다))

     몇 분의 목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제 눈에 안 들어오는 것 몇 개를 말했더니, 다른 목사들이 읽도록 해야 한다고 강권을 해서 이 글을 씁니다. 첫째 저는 집이 눈에 안 들어 옵니다. 집이 큰지 작은지, 새 집인지 낡은 집인지, 눈에 안 들어 옵니다. 교인들 집을 방문해서 “언제 이런 좋은 집으로 이사 왔어요?” 물으면, “목사님, 우리 집에 지금 두 번째 (혹은 세번째) 오시는 것이에요!” 하며 어이없어 하곤 했습니다. 개인 집 뿐만이 아니라 교회 건물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교회당을 새로 건축한 목사님이 건물을 샅샅이 구경 시키며 자랑스럽게 설명할 때, 집중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건물의 좋고 아름다운 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목회하면서 크고 아름다운 교회당을 부러워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둘째 자동차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무슨 브랜드인지, 무슨 모델인지, 머리에 각인이 안 됩니다. 까만 차, 하얀 차, 정도로만 기억이 됩니다. 그래서 식당 갈 때 누가 차편을 제공해 주면 식사 후에 색갈이 비슷한, 다른 차 앞에 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릴 때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를 픽업할 때 차가 좋지 않다고 미안해 하고, 차가 지저분하다고 사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세째 연령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내 나이도, 상대방 나이도, 의식이 되지 않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에도 내 나이 또래의 인물보다는 젊은 주인공들에게 더 공감이 가서, 이들이 사랑에 빠질 때 더불어 가슴 설레어 하고, 헤어질 때 더불어 가슴앓이를 합니다. 제가 나이를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머무는 아파트를 구입해서 쓰도록 해 준 김홍근 내외와 얘기를 나누다가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효자 아들, 효자 딸을 두었네!” 그런데 이 말이 이상하게 들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이 내외를 동생으로 생각했지 아들 딸로 생각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때 내가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이를 의식하지 못하니까 좋은 점도 있습니다. 젊은 목사들이 친구처럼 느껴져서, 젊게 말하고 젊게 행동하다 보니까,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는 말을 듣기 때문입니다.

네째 저는 목회 크기가 눈에 들어 오지 않습니다.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인지, 작은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인지 의식을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목회자에게 “장년 주일 출석이 얼마에요?”하고 쉽게 묻는 것 같습니다. 이 질문은 상대방의 목회 상황을 알고 싶어서 묻는 것인데 (예를 들면 “교회 부임한지 얼마 되었어요?”와 같은), 상대방은 자신의 목회가 평가 받는다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거북해 하든지, 부끄러워 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입니다.

 

      이런 네 가지가 눈에 안 들어 오니까 돈에도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일어날 수 있는 최대의 재난을 꼽자면 큰 액수가 걸린 복권 당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큰 돈을 갖고 뭐 하나, 생각만 해도 겁이 덜컥 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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