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대기조

저는 군 복무 3년을 김포공항 외곽을 경비하는 곳에서 보내었습니다. 저희들의 임무는 김포 공항의 외곽을 경계하는 일이었는데, 공항 안으로 몰래 침투하는 사람이나 어떤 동물 하나라도 용납해서는 안되는 임무를 띠고 있었습니다. 미국대통령이 국빈 방문할 계획이 잡히면, 도착 이틀전 부터 5분 대기조가 무장을 하여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항 안에서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 대비하여 출동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 5분 대기조에 편성되면 완전무장을 갖춘 상태로 지내야 합니다. 5분 대기조가 되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그러나 급박한 사건이 터졌을 때,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교회안도 '5분 대기조' 의 마음을 가지신 성도님들이 계셔서 도울 일이 있을 때 신속히 처신하고, 미리 대비해야 할 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교회안에는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많고, 급히 손이 필요한 일들이 생깁니다. 사역을 맡아 감당하시던 성도님께서 갑자기 결석하여 자리를 비게 되면 대신해야 할 분이 필요한데, 그 때 보고만 있지 말고, 눈치 빠르게 그 일을 맡아 행하는 분이 필요합니다.

교회에 처음 나오신 분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다가가서 친절히 안내하고, 안내나 헌금위원이 결석했을 때 얼른 대신하고, 쓰레기가 보일 때 남이 볼세라 얼른 줍고, 관계가 나빠져서 불협화음이 있을 때,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목회자의 급한 요청이 있을 때 응할 수 있는 '5분 대기조'로 준비된 성도님이 계셔야 합니다.

누가 이 일을 감당 할까요? 누가 이 '5분 대기조'가 될까요?  행함 없는 믿음은 죽었고(약2:17), 또한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고(약2:22),  귀찮게 보이고, 나와 상관없는 일로 보이고, 때로는 설친다고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 긴급한 일이 눈앞에 보일 때 기쁨으로 참여하는 성도님이 계십니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초야에 묻혀 30년을 지내시다가, 공생애 3년을 통해 12제자를 세우시고, 마지막에 자신이 세웠던 제자들로 부터 부인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사랑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와 길이가 얼마나 큰가를 알 때에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기뻐게 자신의 몸을 드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합니다. 하기 싫은 일은 거들떠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직장에 가서는 싫은 일도 감당하지만, 교회에서 하기 싫은 일을 맡아 하는 것은  믿음이 요구되며, 그 가치를 알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사랑의 빚진 마음을 가집시다. 이 임무를 감당할 수 있는, 5분 대기조의 자세가 나에게 있는지 돌아봅시다. 나는 방관자로 있습니까 그 일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