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은 메릴랜드 락빌 한인장로교회를 은퇴하신 윤희문목사님의 글입니다. 목사님의 연세는 90대 후반인데, 목사님의 글을 읽다가 잔잔한 감동이 있었기에, 저희 교회 성도님과 함께 나눕니다. 우리도 ‘남은 인생’을 ‘아름다운 인생’ 으로 바꾸어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히 은퇴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 95번째 생일에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세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 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세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젊었을 때 부지런히 복음 전파의 꿈을 꾸고 쓰임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나이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소일하고 있다면 가장 불행한 일입니다. 아니면 뒤로 미루면서 젊음을 허비하고 있다면 그도 안타까운 일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이 하나님이 찾으시는 가정을 방문하여 복음을 증거 하시며, “내가 이제까지 살아왔지만, 예수 믿고 하나님 사랑 받으며 이웃을 위해 사는 것만큼 복된 인생이 없는 것 같아!” 말씀해 주신다면,그 한마디에 굳어진 마음들이 녹아 내릴 것입니다. 최민식이란 한국의 사진 작가는 나이 80세에 13번째 사진 작품집을 냈다고 합니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정년 퇴임한 정옥자 교수는 국사 편찬 위원회 위원장으로 봉사하고 있지만 이 일도 마치면 자신의 여생(餘生: 남은 인생)을 여생(麗生: 아름다운 인생) 으로 살겠다고 합니다. 여기서’麗’ 자는 ‘고울 여’ 입니다. 얼마나 남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우리 인생의 '남은 생'을 '아름다운 생'이 되도록 주님의 뜻을 품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기를 소원해봅니다.**